혼자 있는 시간이 길어지면 처음엔 외롭다가, 나중엔 익숙해졌다가 어느 순간부터는 괜찮아져요.
누구에게도 맞추지 않아도 되고, 내가 좋아하는 걸 내 마음대로 선택할 수 있고, 무엇보다 조용한 시간이 나를 덜 아프게 해줄 때도 있죠.
라디오 대신 보리의 숨소리를 듣고, TV 대신 창밖 하늘을 멍하니 보다 보면 사람은 혼자여도 괜찮아질 수 있구나 싶어요.
물론 가끔은, 누군가 옆에 있으면 좋겠다는 마음이 스치기도 해요. 그럴 땐 그 마음을 억누르기보다 그저 잠깐 앉아, 그리움도 같이 앉혀두고 있어요.
혼자 살아도 괜찮다는 건 외로움을 모른다는 뜻이 아니라, 그 외로움을 견디는 나만의 방식을 하나씩 배워간다는 뜻 같아요.
오늘도 나는 나를 지키는 방식으로 혼자 있고, 그게 나쁜 하루는 아니라고 생각해요.
글쓰기의 마음