장마가 시작되면, 고양이도 예민해져요.
습도 높은 날이 며칠씩 이어지면, 사람만큼이나 고양이도 컨디션이 달라져요.
특히 우리 집 보리처럼 낯선 냄새나 작은 소리에도 민감한 아이들은
습기와 함께 밀려오는 불쾌지수에도 영향을 받더라고요.
처음엔 단순히 기분이 안 좋은 날인가 싶었는데,
숨는 시간이 늘어나고, 식사량도 줄어드는 걸 보고는 신경을 쓰게 됐어요.
그 뒤로는 장마철마다 작은 루틴을 만들었어요.
아침마다 제습기를 2~3시간 정도 틀어 실내 습도를 50~55%로 유지하고,
캣타워나 스크래처 같은 공간은 통풍이 잘 되는 조용한 벽 쪽으로 옮겨요.
창가 쪽은 바깥 빗소리나 찬기운이 스며들어 더 예민해지거든요.
그리고 매일 짧게라도 놀이 시간을 꼭 챙겨요.
레이저 포인터나 낚싯대 장난감으로 스트레스를 풀게 해주면
신기하게도 기분이 한결 부드러워져요.
패브릭 관리도 중요해요.
이불, 방석, 고양이 쿠션 같은 곳은 습기를 쉽게 머금기 때문에
최소 3일에 한 번은 털고 세탁해줘요.
그게 보리 피부 건강에도 좋고, 환경 개선에도 도움이 되더라고요.
요즘처럼 비 오는 날이면,
보리는 창밖을 한참 바라보다가 조용히 제 무릎 위로 올라와요.
그 무게감이 참 따뜻해요.
말이 없지만, 서로 마음이 전해지는 그런 시간이죠.
그래서 오늘도 저는, 보리를 위해 작은 준비를 놓치지 않으려 해요.
반려묘 보리